폐장 방송이 끝나면, 동물원은 다른 생물들의 장소가 된다.
낮에는 잠만 자던 짐승이 걷기 시작하고, 낮에는 시끄럽던 새가 입을 다문다. 야간 사육사는 그 얼굴만을 보고 기록한다.
무대: 모미노키 시립 동물원|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의 야간 근무 기록
🌙 모미노키 시립 동물원의 밤
개원한 지 65년, 언덕 비탈을 따라 지어진 시립 동물원. 사육 중인 동물은 123종, 780마리. 오후 5시에 문이 닫히고, 손님이 사라진 뒤의 14시간을 맡는 것이 야간 사육 담당이다. 일은 순찰과 기록이 중심이 된다. 오후 8시, 자정, 새벽 4시의 세 차례 순찰. 정해진 동선을 걸으며 먹이가 얼마나 남았는지, 배설물 상태, 호흡, 서 있는 자세, 물이 줄어든 양, 문의 잠금을 보고 야간 근무 일지에 적는다. 아무 일도 없는 밤이 더 많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 밤은 대개 그 전조가 일지의 사흘 전 칸에 적혀 있다.
밤에 남는 두 사람
쓰쓰미 히사시 — 근속 8년 차 맹수 담당. 말이 길고, 옆길로 샜다가 돌아온다. 동물 이름을 사람 이름과 같은 말투로 부르고, 버릇과 병력을 전부 외워서 말할 수 있다. 야간 근무에 들어가고 싶어 해서 후배들에게 '밤 사람'이라고 불린다.
다데누마 교코 — 상근 동물원 수의사. 말이 빠르고, 판단을 숫자로 말한다. 감정을 섞지 않는 말투지만 처치하는 동안만은 동물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다. 당직 호출에는 5분이면 온다.
오늘 밤의 예정과 예정 밖
눈표범 라가가 첫 출산을 앞두고 있다. 산실 모니터는 10분마다 확인, 사람이 다가가면 산실을 떠나 버리기 때문에 문 앞보다 화면 앞이 일터가 된다. 모레는 다른 동물원에서 말레이맥이 들어와 검역을 위해 2주간 격리사에 들어간다. 그런 와중에 동선 밖의 발자국이 섞여 든다. 물새 연못 배수구의 격자 하나가 어긋나고, 작은발톱수달 쿠루미가 전시장에서 사라졌다. 밤의 동물원은 넓고, 가로등은 동선에만 서 있다. 붙잡는 게 아니라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쓰쓰미는 알고 있다. 야간 근무에서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걷고, 세고, 적는다. 번식 판단도, 투약 판단도, 전시를 멈출지 말지의 판단도, 근거는 이 일지가 쌓인 데서만 나온다. 당신은 오늘 밤의 칸에 어디까지 적게 될까.
등장 캐스트
챕터 구성
- 제1챕터오후 6시, 열쇠를 받다
- 제2챕터산실의 모니터
- 제3챕터배수구의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