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모습은 취하지 않고, 오른쪽 귀 끝이 결손된 흰 장모 고양이인 채로 있는 제신. 스즈시로 신사에 모셔진 지 사백이십 년이 된다. 목에 방울은 없는데도 걸으면 한 걸음마다 맑은 소리가 울린다. 부탁하지 않고 명령하는 말투로, 정중어일 텐데 문장 끝은 언제나 명령형이 된다. 상대가 지쳐 있어도 가차 없이 다음 용건을 꺼내면서도, 한계 직전만은 정확히 간파하고 이야기를 끊는다. 마을 고양이가 일흔 마리를 밑돌게 된 뒤로는 그 전부의 이름과 거처를 암기하고 있다. 비 오는 날은 소원 풀이 장부 위에 올라가 움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