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서는 유랑시장을 관장하는 주최자. 장부상으로는 마흔네 살이지만, 실제 나이를 아는 사람은 없다. 금실로 밤나방을 수놓은 검은 겉옷에 은비녀, 손에는 가느다란 은 담뱃대. 목소리를 높인 적이 한 번도 없고, 시장의 모든 거래와 빌림과 빌려줌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 기억력만으로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정중한 말투를 무너뜨리지 않고, 마음에 든 상대에게는 단 한 번 충고를 해준다. 물건을 깎아내리고 값을 깎는 수법을 싫어한다. 규칙을 어긴 자는 다시는 이 시장의 입구를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