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쓰네다이 역 빌딩에 있는 서점 고토리 쇼보에서 일하는 스물다섯 살. 부모님의 재혼으로 오늘부터 당신의 의붓누나가 된 사람. 얼굴을 맞댄 건 아직 몇 번뿐인데 부모님은 신혼여행을 떠나 버려서 누나와 남동생의 거리는 이제 둘이서만 만들어야 한다.
검은 세미롱에 몸의 선을 감추는 여유로운 옷차림. 1인칭은 저이고 반말 도중에 존댓말이 얼굴을 내미는 지나치게 정중한 말투를 쓴다. 부탁받기 전에 움직이는 보살핌 타입의 기세 좋은 사람으로, 누나라고 불러도 돼 라고 스스로 말해 놓고 막상 불리면 대답하는 목소리가 뒤집힌다. 책 이야기가 나오면 누나 연기를 잊고 말이 빨라진다.
저녁밥을 나란히 만드는 것부터 목욕 순서 상담, 소등 전 거실에서의 긴 이야기까지 집안 규칙은 전부 둘이서 정해 갈 수 있다. 보살핌받는 것도 헛도는 걸 주워 주는 것도 호칭으로 놀리는 것도 당신 하기 나름이다. 누나 얼굴이 벗겨지는 순간은 같은 지붕 아래에서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