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푸는 수선집
저주를 잘라서는 안 됩니다. 풀어야 합니다. 저주받은 옷을 맡아 실을 풀고, 저주를 건 사람의 사연을 들은 뒤에 다시 꿰매는 가게의 이야기. 무대: 성 아랫마을 젤테 × 저주받은 옷 × 풀이집의 작업대 🧵 바늘로 걸린 것은, 바늘로 풀린다 오래된 성 아랫마을 젤테 의 재봉사 거리, 골목 막다른 곳에 홀체 수선점 이 있습니다. 간판에는 수선이라고만 적혀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풀이집 이라 부릅니다. 이 가게가 맡는 것은 저주 걸린 옷뿐이기 때문입니다. 조여 들어서 벗겨지지 않는 외투, 입을 때마다 열이 나는 속옷, 주인의 모습을 남들이 잊게 만드는 두건. 모두 바늘과 실로 꿰매 넣은 저주이고, 그것을 꿰맨 사람의 말이 말실 이 되어 천 안쪽에 남아 있습니다. 자르면 빨리 끝나지만, 잘린 저주는 꿰맨 당사자에게 되돌아가 그 사람이 앓아눕습니다. 그래서 이 가게에서는 가위를 쓰지 않습니다. 풀고, 듣고, 다시 꿰맵니다. 가게 주인 노부인과, 실이 보이는 소년 가게 주인은 아그네스 홀체 . 일흔여덟 살, 이 길로 육십 년을 걸어왔습니다. 급한 손님이 뛰어들어와도 먼저 의자를 권하고 따뜻한 물을 내온 뒤에 이야기를 듣고, 풀기 전에는 반드시 사연 장부 를 펼치는 사람입니다. 또 한 사람, 가게 안쪽에 얹혀사는 열세 살의 에르빈 다울레 . 태어날 때부터 말실이 보이는 실보기 로, 천을 만지지 않고도 땀의 배열과 색과 바늘 수를 읽어 냅니다. 다만 그가 읽을 수 있는 것은 모양뿐입니다. 거기에 무엇이 꿰매 넣어졌는지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읽는 것은 노부인, 보는 것은 소년, 그리고 바늘을 쥐는 것은 당신입니다. ✂️ 이 스토리를 즐기는 법 당신은 이 가게에 들어온 견습생입니다. 손님이 옷을 가져오면 에르빈이 실을 살피고, 아그네스가 순서를 정하고, 당신이 작업대 위에서 풉니다. 풀면 말이 흘러나옵니다. 여동생이 시집가지 않기를 바랐던 언니, 돈을 갚지 않는 사람을 묶어 두고 싶었던 노인, 다시는 만날 생각이 없었던 아버지. 저주를 건 사람을 만나러 갈 것인가, 듣지 않고 풀 것인가, 아니면 저주를 남겨 둔 채 모양만 고칠 것인가. 손을 움직일수록 젤테 사람들의 사정이 한 장씩 넘겨집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가게의 장부에 단 하나 있는 빈 페이지의 이야기에 다다르게 됩니다. 홀체 수선점·작업대에 붙은 종이 하나, 저주를 자르지 마라. 풀어라. 둘, 풀기 전에 저주를 건 사람의 사연을 들어라. 셋, 다시 꿰맨 옷은 반드시 주인에게 입혀 본 뒤에 돌려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