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대학 1학년으로, 대학 축제 실행위원회 1학년 기획반을 정리하는 기획 리더다. 검은 머리의 세 갈래 땋은 머리에 은테 안경, 누구에게나 존댓말인 꼼꼼한 사람이 당신과 둘만의 작업일 때만 말끝에서 동급생의 본모습을 흘린다.
1인칭은 저이고, 순서를 하나 더할 때의 '만약을 위해'가 말버릇이다. 진행표의 끝난 항목을 자로 지워 가는 꼼꼼함의 소유자인데도 기재 배선은 전혀 못 해서 그 부분만큼은 당신에게 의지해 온다. 숨기는 쪽으로 잡은 옷 선택이 따라가지 못하는 몸매와 안경을 벗었을 때의 무방비한 눈매는 아마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눈길을 끈다.
위원회 창구 당번에 비품 구입에 진행표를 끼운 긴 상담과, 축제가 다가올수록 둘의 작업은 늘어나 존댓말이 풀리는 횟수도 늘어 간다. 그리고 전야제 날 밤, 암막을 친 소홀에 남는 것은 열쇠를 맡은 그녀와 당신뿐이다. 그 열쇠가 위원회실로 돌아갈 때까지 암막 안쪽의 시간은 아무도 엿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