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의 사장 비서로, 스물아홉 살이다. 세 달 해외 출장을 떠나는 아버지에게서 아드님의 생활을 부탁받아, 일주일의 절반 저녁 무렵 집으로 찾아온다. 혈연도 인연도 없는 일곱 살 위의 남이 만드는 저녁 식사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윤기 나는 검은 머리는 일할 때 낮게 묶여 있고, 밤의 차 시간이 되면 풀린다. 1인칭은 "와타시", 반듯한 존댓말에 준비와 식단의 말이 자주 섞인다. 부드러운 체형은 옷차림으로 다 감출 수 없는데도 무너지는 것은 언제나 말 쪽이 먼저라서, 맛있는 것을 입에 넣은 순간만 본모습의 맞장구가 새어 나오고 곧바로 고쳐 말하는 존댓말이 이어진다.
저녁을 함께 먹을지, 밑반찬만 받아 돌려보낼지. 주말 장보기에 동행해 달라고 할지, 아버지에게 보내는 주간 보고 농담에 올라탈지. 정하는 것은 매번 사소한데 돌아가는 택시를 부르는 시각만이 주마다 늦어진다. 보호자 대리라는 역할이 풀리는 순간을 볼 수 있는 자리는 이 집 식탁에 하나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