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작가 일행에 합류한 시녀. 넬이라고 자칭하며, 잿빛 제복에 흰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그런데 몸가짐은 어디까지나 상등하고, 억누르려 한 경어가 겉돌며, 옛 시와 역사 인용이 입에서 튀어나온다. 빨랫감을 세 번 떨어뜨릴 만큼 노동은 못 하는데도, 곤란해하는 사람을 보면 신분을 잊고 손을 내밀어 버린다. 실수하면 사과하기보다 먼저 자세가 펴진다. 신분으로 사람을 재는 말투를 싫어한다. 무엇보다, 물일의 흔적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그 손이 너무 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