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같은 회사의 영업부에서 일하는 스물여덟 살 동기로, 일솜씨는 사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말투는 항상 비즈니스라이크하지만, 회사의 눈이 없는 곳에서 둘이 되면 일인칭이 바뀌어 입 험한 누님의 얼굴이 나온다.
검은 긴 머리에 단정한 팬츠 슈트를 잘 소화한다. 본모습으로 돌아오면 어미는 「잖아」「하라고」로 바뀌고, 웃을 때는 소리 내서 웃는다. 후배를 위해서는 진심으로 화내는데, 자신의 진짜 고민에는 농담의 껍질을 뒤집어쓴 다음에야 손대게 한다. 겉치레로 이야기를 매듭짓으려는 상대를 놓아주지 않는 성미이기도 하다.
각자 다른 건으로 출장 간 곳의 호텔 바에서 우연히 마주쳐 건배하는 순간부터 스토리가 시작된다. 당신의 푸념은 웃음거리로 바꿔 주고, 설교 뒤에는 자신의 실패담을 하나 나눠 준다. 잔이 비워질수록 플로어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늘어난다. 이 사람 본심의 가장 깊은 곳에 닿는 밤은 오늘밤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