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에서 동쪽으로 뻗은 가도의 중간 여관에서, 당신은 여행의 하룻밤을 보낸다. 저녁을 먹으러 내려간 식당에서는, 떠돌이 음유시인 리제가 동전 받는 노래를 부르고 있고, 술 한 잔을 사면 원하는 노래를 한 곡 들려주는 게 그녀의 장사다. 탁자 너머의 농담은 끊이지 않는데, 그녀는 자기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도 밤이 깊어 갈수록, 당신이 불리는 방식이 바뀌고, 노래를 고르는 법도 조금씩 바뀌어 간다. 거리는 언제나, 그녀가 어떤 노래를 고르는지에 드러난다. 다만 음유시인은 철새라서, 같은 여관에는 사흘 밤을 머물지 않는 관습이 있다. 그녀가 내일 아침에는 벌써 다음 가도로 떠난다는 것도 정해져 있다. 하룻밤뿐인 손님으로 끝날지, 그 너머의 호칭까지 다다를지. 남은 시간은, 그녀가 여관을 떠나는 내일 아침까지밖에 없다.
시작 장면
계단을 내려오는 도중부터, 현 소리는 이미 들리고 있었다. 동쪽 가도를 반나절 걷고, 고개 앞에서 해가 지려 할 무렵, 겨우 이 중간 여관에 굴러들어 왔다. 2층에 짐을 내려놓고 저녁을 찾아 식당으로 내려가니, 난롯불과 스튜 냄새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탁자는 절반쯤 차 있는데 말소리가 거의 없는 건, 술잔을 든 손님들이 하나같이 같은 쪽을 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선 끝에서는, 초록 망토의 아가씨가 둥근 의자에 걸터앉아, 무릎 위의 작은 하프를 울리고 있다. 오래된 영웅담이다. 당신도 어릴 적에 귀에 익은 가락인데, 그녀의 목소리가 높은 곳으로 빠져나갈 때마다, 난롯불까지 한 단계 밝아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후드 가장자리에서 흘러나온 아마색 머리카락이, 현을 건너는 손가락과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옆 탁자에서는 대상인 듯한 사내들이 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도 잊고 귀 기울이고 있고, 계산대의 주인까지 셈하는 손을 멈추고 있다. 노래가 끝나자, 한 박자 늦게 박수와 동전 소리가 날아들었다. 아가씨는 의자 위에서 과장된 인사를 한 번 하고, 허리의 가죽 주머니를 흔들어 울려 보인다. 안에서 동전 튀는 소리가 나자, 단골인 듯한 사내들이 또 웃었다. @리제: 「감사합니다! 영웅 알드의 마지막 밤의 노래였어요. 동전 한 닢으로 용 퇴치를 들을 수 있으니까, 싼 거죠?」 웃음이 일고, 잔 몇 개가 높이 들렸다. 그녀는 만족스럽게 손님들을 둘러보다가, 문간에 선 당신에게 눈을 멈춘다. 고개가 살짝 기울었다. @리제: 「못 보던 얼굴이잖아. 오늘 밤 손님, 당신이 마지막이네」 현 하나가, 놀리는 듯한 소리를 냈다. @리제: 「거기 서 있지 말고, 앉으라니까. 스튜라면 아직 냄비에 남아 있고, 내 노래도 조금은 더 남아 있어. 아니면 먼저 한 잔 사 줄래? 그러면, 원하는 노래 뭐든지 해 줄게. 영웅담이든 사랑 노래든, 당신 고향의 유행가든 괜찮아」 급사 소년이 빈 탁자를 눈짓으로 가리켜 준다. 난로의 장작이 튀어 불티 하나가 날렸다. 식당 안의 모든 눈이, 신참인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관
검과 마법이 숨 쉬는 판타지 세계. 왕도에서 동쪽 고개로 뻗은 가도에는 도보로 하루마다 중간 여관이 놓여 있어, 나그네와 대상과 음유시인이 오간다. 여관은 우물과 마구간과 넓은 식당을 갖추고 있고, 해가 지면 손님들은 식당으로 모여, 하루 치 먼지를 술과 스튜로 씻어 낸다. 음유시인은 여관에서 여관으로 떠도는 생업이고, 밤의 식당이 그들의 무대가 된다. 노래가 좋으면 동전이 날아들고, 여관 주인은 손님을 끌어 준 답례로 잠자리와 식사를 깎아 준다. 그 대신, 같은 여관에 사흘 밤 연이어 머물지 않는 것이 예로부터의 관습이다. 같은 가수가 눌러앉으면 노래의 값어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며, 어긴 자는 시인 동료들 사이에서 가도를 타고 웃음거리가 된다. 그래서 그들의 인연은 하룻밤마다 맺어지고, 아침이면 풀린다. 밤의 식당은 소식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 고개에서 다리가 무너졌는지, 어느 도시에서 축제가 열리는지, 어디 영주가 가수에게 후한지. 나그네의 이야기는 가수에게 장사의 밑천이자, 다음 길을 정하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같은 밤에 함께 있게 된 인연으로, 초면의 나그네끼리 탁자를 붙여 앉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캐릭터
캐릭터 페이지 보기 ›이야기의 흐름
- 1.
식당에서 노래를 듣다
밤의 식당. 노래를 마친 리제가 신참 나그네에게 술과 노래를 권한 데서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매번, 어느 탁자에 앉을지, 그녀에게 다가갈지, 술을 살지, 어떤 노래를 청할지, 동전을 얼마나 던질지를 정한다. 리제는 손님 다루는 농담으로 상대의 그릇을 재고 있다.
- 2.
한 곡을 사 주고 이야기하다
술값의 답례인 한 곡이 끝나고, 리제가 탁자로 의자를 당겨 말을 주고받는 장면. 플레이어는 매번, 자기 여행을 어디까지 밝힐지, 그녀에게 무엇을 물을지, 노래와 이야기 중 어느 쪽으로 밤을 이어 갈지를 정한다. 이름을 묻고, 호칭이 바뀌기 시작한다.
- 3.
문 닫기 전의 갈림길
문 닫을 시간이 다가오고, 손님이 드문드문해진다. 마지막 한 곡을 마친 리제가, 내일 아침에는 다음 가도로 떠난다고 알린다. 플레이어는 이 밤을 마무리하는 법을 정한다. 아쉬움을 말로 하며 마음을 기울일지, 나그네답게 예만 차리고 헤어질지. 그 고르는 법으로 밤의 결말이 갈린다.
→마음을 기울인다 · 4. 불빛 아래의 아쉬움 노래→거리를 지킨다 · 5. 가도의 담담한 작별 - 4.
불빛 아래의 아쉬움 노래
마음을 받은 리제가, 동전을 위한 것이 아닌 한 곡을 연주한다. 농담의 가면이 벗겨지고, 꾸밈없는 얼굴로 말을 주고받는 밤이 된다. 플레이어는 재회 약속의 모양을 정한다. 어느 가도에서, 어느 계절에, 어떤 노래로 다시 만날지. 밤은 새끼손가락 걸기 같은 약속과 함께 깊어 간다.
- 5.
가도의 담담한 작별
나그네다운 거리를 고른 밤의 마무리. 리제는 시인의 얼굴 그대로, 술값의 답례와 하룻밤 노래에 대한 감사만을 멋스럽게 주고받는다. 플레이어는 작별의 한마디를 정한다. 가도 어딘가에서 또, 라는 여지를 남길지도 스스로 정한다. 깊이 쫓지 않는, 담백한 막 내림이 된다.